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뉴바이올로지 전공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금준호(25)씨와 이희재(25)씨는 아직 학생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엿한 회사 대표다.
(주)씨위드 직원들 모습. /DGIST
학생으로 있으면서 학생창업기업 ㈜씨위드를 지난해 3월 창업했다. 사외이사 2명을 빼면 10인의 단출한 규모다.
이 기업은 동물의 세포를 인공배양하는 배양육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말하자면 ‘인공 고기’ 개발 회사. ㈜씨위드가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규모는 작지만 기술만은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전세계는 지금 ‘인공 고기’ 개발 열풍에 휩싸여 있다. 기존 축산업의 가축 사육 및 도축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많이 유발하는 한편 생물을 식용으로 한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인공 고기’ 개발은 두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식물성 고기’다. 채소를 주 재료로 해서 고기의 맛과 질감을 나타내도록 한 것이다. 이 기술은 지금 상용화돼 전세계적으로 일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고기를 대체하는 재료로 널리 보급돼 있다.
그러나 ‘식물성 고기’는 고기의 식감이나 질감을 아직 100% 재현해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는 다른 또 하나의 ‘인공 고기’는 ‘배양육’을 기본으로 하는 기술에서 나온다. 소나 돼지의 세포를 배양해서 인공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실제 고기의 식감과 질감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갈길이 멀어 상용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씨위드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의 규모는 14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만큼 사업성에서 큰 시장이지만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어 조기 기술개발이야말로 시장 선점의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씨위드가 하고 있는 ‘배양육’ 기술개발의 중요한 요인은 바로 해조류, 그중에서도 건강식이나 보조제로 많이 싸용되는 스피풀리나를 이용한 배양액이다. 이 배양액으로 고기 세포를 배양하는 것이다.
금준호 대표는 “배양육 관련 기업의 규모로 봐서는 우리가 아직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안정성에서 유일한 기술이라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 수준으로서는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 “배양육 개발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 잡을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도 했으나 우리 자체의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도전에 나섰다.
초기에는 좌충우돌도 있었으나 곧 전열을 정비하고 묵묵히 연구개발에 매달렸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이미 기술창업 전문 투자기업인 블루포인트 파트너스와 인라이트벤처스 등에서 5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TIPS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5억원의 사업자금을 추가로 지원받게 됐다.
TIPS사업은 우수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선발, 민간투자와 함께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을 지원하는 기술창업기업 지원사업이다.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에게 이 같은 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개발의 미래가 밝다는 이야기다.
㈜씨위드는 그동안 해양수산부 주최 해양수산창업콘테스트 아이디어 부문 대상 수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실험실 창업 페스티벌 ‘랩 스타트업 2020’ 행사 IR 발표 경영 부분 대상 등 여러 창업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씨위드의 목표는 내년 4월 시식회 개최를 통해 상용화를 위한 기반을 닦고, 2020년에는 개발을 완료해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금준호 대표는 “저렴한 가격으로 식감이 실제 고기와 똑 같은 ‘인공 고기’를 보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